아빠 육아휴직 1달째

오늘이 9월의 마지막 날이군요. 제가 아빠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 자그마치 1달이 지났습니다. 사실 회사에 다니다 보면 어어어 하다 보니 다음 달 월례회의가 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렇게 집에서 집돌이 역할을 하면서 1달이 휙 지나가니 뭔가 좀 허무한 것 같군요. 우선 이번 달에 달성한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번 육아휴직을 시작하기에 앞서 4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너무 개략적인 내용에 불과했는지 제대로 이뤄진 것이 별로 없는 느낌입니다. 하나씩 살펴봐야겠네요.

* 자녀 양육
* 돈 공부
* 행복 공부
* 버킷리스트 작성

자녀 양육

아빠육아휴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막내딸 때문입니다. 아이가 몸이 약하고 장애가 있어서 일주일에 3번 물리치료를 다녀야 하기 때문인데요, 처음에는 병원을 예약하고 정기적으로 다녀오는 일만으로도 하루가 벅찬 느낌이었죠. 그러나 이제 이렇게 1달을 지내고 보니 점차 병원 일정이 몸에 익숙해지고 아침에 준비해서 출발하는 데 문제가 없게 되었네요. 아직도 아침에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더욱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들들과는 학교에 갈 때 인사하고, 학교 다녀왔을 때 인사를 받는 일도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오자마자 끌어안아주는 즐거움도 있고요. 예전에는 알림장으로 모든 것을 확인했던 것과 달리 요즘 같은 IT시대에는 클래스팅이라는 앱으로 숙제부터 가정통신문까지 받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긴 이제는 어린이집도 키즈노트라는 알림장 어플을 사용하더군요.

돈 공부

부동산에 대하여 공부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대한민국 부동산"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의 보수적인 시장을 바라보는 눈은 특이하더군요. 그리고 돈벌기를 공부하기 위해 글로벌셀러라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어떻게 아마존과 이베이 같은 곳에 수출을 하는 것인지, 해외 직구로 물건을 구매하는 방법이라든가 그걸로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쉽게 생각해서 접근할 시장은 아니고 올인해서 공부하고 노력을 그만큼 투자해야 하는 분야인 것으로 확인되네요. 그리고 오늘은 오랫동안 미뤄두고 있었던 아이들의 통장에 입금을 하기로 한 날입니다. 아이들의 통장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날이라 즐겁습니다. 아쉬운 것은 바로 가계부를 작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첫 달이라서 그런지 정신없이 지나가서 가계부를 쓸 시간이 없었던 부분입니다. 다음 달에는 꼭!

 

행복 공부

행복에 대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행복에 대한 공부가 빠질 수 없겠지요? 우선 오랫동안 벼르고 있던 "꾸뻬씨의 행복여행'을 읽었습니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를로르 씨가 소설처럼 이야기 형태를 가진 책이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읽고 나서 보니 벌써 꾸뻬 씨의 시리즈가 다수 나와있네요. 제가 알고 있던 책은 행복여행뿐이었는데 말이죠. 사랑여행, 우정여행, 시간여행, 인생여행 등의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 앤드류 매튜스의 "그럼에도 행복하라"라는 책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 다른 사람의 의견과 인생을 단돈 1만 원 정도로 살펴볼 수 있는 대단한 방법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수시로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버킷 리스트 기록하기

버킷 리스트를 새롭게 업데이트 하는 일은 하지 못했네요. 그 말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기에 반성중입니다. 이 부분은 10월부터 좀 더 바짝 정신 차리고 공부하는 기회를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좀 더 많이 읽고, 좀 더 많이 쓰고, 좀 더 많이 공부하고 싶습니다.

집에 있으니 과거에는 주말에 몰아서 하던 청소와 빨래 같은 일을 필요할 때마다 해치우면서 뭔가 가정을 위해 해내고 있다는 뿌듯함은 있습니다. 바쁘다는 핑게로 가지 못하던 아이들의 병원 검진이나, 아이들 식사나 간식을 챙겨주는 일도 짬짬이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고요.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면서 옷 정리하는 일이나, 창고정리하는 일도 계획해서 해보니 즐거웠습니다. 오랫동안 벼르던 중고차를 팔아버린 일은 정말 속 시원했지만 말이죠.

지금만 해도 빨래 돌려놓고 널려고 기다리는 중이며, 일주일에 한번 하는 청소를 오늘은 꼭 해야지... 하면서 바닥에 굴러다니는 머리카락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빠 육아휴직의 첫 달을 마무리하면서 이불도 털고 바닥도 밀어버려야겠네요. 흠... 이러다가 계속 집안일만 하게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하지만 집안을 챙기는 일이라는 것이 참 즐거운 것 같습니다. 단독 주택이나 정원이 있는 집에서는 정말 정원관리까지 하려면 매일매일 할 일이 쌓여간다는 말이 쉽게 이해가 되네요. 그래도 내 집에서 내 아이들을 키워가는 즐거움이지 않겠습니까?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