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충치로 치과 가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면 대충 충치가 있다 없다, 몇 개다 하는 식으로 집에 와서 설명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맞벌이로 바쁜 동안에는 그걸 치료할 시간이 없고, 지금 뭔가 아프지도 않으니 나중에 치과에 가자라고 결정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둘째 아들이 갑자기 이가 아프다고 난리를 치는 겁니다. 엇~ 이게 어찌 된 거지? 다행히도 아빠가 육아휴직 중이라 언제든 갈 수 있단다~

부랴부랴 치과 예약을 잡았습니다. 치과도 요즘에는 그냥 방문하면 안되고 예약을 잡아야 갈 수 있더군요. 주변에 잘하는 치과가 있다면 미리미리 전화번호를 기록해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한 치과는 이안치과라고 외대앞역 바로 옆에 위치한 곳입니다. 과거에 제가 한번 스케일링을 했던 곳이기도 하죠. 어린이 전문 치과는 아니지만 의사 선생님이 친절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에 어린이 치과 병원에 한번 가본 적이 있는데 과하게 이것저것 모두 치료해야 한다고 하셔서 그냥 진찰만 하고 돌아온 기억이 있어서 딱히 어린이 전문 치과를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이안치과에서 뭔가를 받거나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안치과


아기도 아니고 이제 2학년, 9살이 된 둘째 녀석은 그래도 의젓하게 않아서 치료를 받더군요. 눈물을 질끔 흘리긴 했어도 말이죠. 치과 오는 것이 무서웠을 것이 뻔한데 말입니다. 대견하더군요. 첫째 아들은 자기도 약간 무섭다면서 대신 모바일 게임을 대기하는 동안 하게 해달라고 흥정을 하더군요. 쩝..

첫째 아들은 유치 1개가 충치가 있어서 치료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은 아펐던 곳을 비롯해서 충치가 12개 있다고 하더군요!!! 충격이었습니다. 거기다 4개의 어금니 성치가 모두 썩었다는 것입니다. 이럴 수가!!!! 결국 너무 치료할 곳이 많아서 여러 번 치과에 와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왼쪽 위, 오른쪽 위, 왼쪽 아래, 오른쪽 아래 이렇게 4 부위로 나눠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아마도 마취를 하는 쪽의 치료를 하는 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금니 유치의 경우 썩었다고 바로 뽑을 수가 없는 것이 나중에 성치가 자라날 공간을 유치가 미리 차지하고 있어야 제대로 바른 위치로 성치가 자라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약간만 충치가 있으면 놔둬도 되지만 많이 있다면 나중에 신경까지 건드려 성치에도 영향을 줄 수가 있기 때문에 치료가 꼭 필요한 것이 되는 거지요. 

하여튼, 그래서 4부위를 2번씩 방문해서 치료를 할 계획이 세워졌고, 우리 둘째 녀석은 총 8번이나 치과를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 몇 번 가야 하는지 설명은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그냥 네 이빨이 너무 많이 썩어서 여러 번 치과에 가야 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이구 이 녀석, 앞으로 칫솔질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구박을 했죠. 자기가 알아서 그날 저녁에는 열심히 하더라고요.

비용적으로 다행히 만12세? 정도까지 레진 필러가 의료보험이 지원되기에 그다지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두 아이 합해서 6만 원 정도 비용이 나왔더군요. 그 비용도 나중에 아이들의 별도 보험으로 실비 청구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화장실을 스스로 가고, 이빨 닦으라고 말하면 혼자서도 잘 닦고... 해서 여지껏 그냥 넘어갔었는데요, 알고 보니 초등 고학년 수준이 되기 전까지는 보호자가 다시 한번 검토하고 닦아 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초등 저학년인 우리 둘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한 것 같습니다. 그때의 나이에는 그냥 칫솔질을 한다는 개념이지 깨끗하게 한다는 생각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6번치아 (1대구치)


그리고 또하나 어린이 치아 건강에 필수적인 상식 한 가지는 1대 구치(처음 나는 성치이며, 앞니에서 6번째 이빨)는 유치 없이 만 6세(초1) 정도에 자라나는데 그게 바로 영구치라는 것입니다. 이 이빨은 평생 1번 나오고, 평생 가장 많은 중량을 씹는 역할을 돕는 이빨인데, 워낙 어릴 때 나오니 유치로 착각하기 쉬워서 썩는 것을 방관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정말 소중히 다뤄줘야 하는 이빨입니다. 이번에 우리 아들은 이 6번 치아 4개가 모두 썩었지만 치료할 수 있는 가벼운 충치 수준이라 허걱 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육아휴직을 했기에 이렇게 평일에 치과치료를 받으러 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정말 맞벌이 가정들 여러모로 불리한게 맞는 것 같습니다. 치과 안가고 몇년 더 버텼으면.... 아찔하네요. 

모두 건강한 치아를 아이들에게 물려주실 수 있도록 한번 더 신경 써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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