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미래를 대비한 교육 - 코딩이 문제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미래의 직업의 변화라든가, AI시대의 없어질 직업이라든가 하는 글들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이미 2016년에 미래 25년간 47%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의 전쟁"이라는 책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보통사람들의 일자리 전쟁을 추적 정리한 심층 보고서입니다. 지난 10년간 1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여러 도시에서 신규 기업 창업을 도운 저자가 기술 혁명과 노동 시장의 변화를 기록한 책이죠.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서 “기술의 발달로 2020년까지 5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해 백악관이 발간한 보고서에는 시급 20달러 미만의 일자리 중 83%는 자동화하거나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한 조사기관은 앞으로 7년 안에 미국인 13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예측 보고서를 내놨죠.

문제는 미래의 직업이라는 것이 글자 그대로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알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교육이란 특정한 사실과 기술을 익히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과 글로벌한 트렌드를 반영해서 교육과정이 많이 변화되었죠. 영어뿐만 아니라 타 외국어에 대한 강조와 컴퓨팅 스킬, 그리고 코딩 수업 등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자녀들이 마주할 도전은 당연히 우리 세대가 경험한 것과는 무척 다를 것입니다. 지금 자녀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들은 대부분 그들이 대학교를 졸업할 쯤에는 쓸모없는 지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는 너무 빨리 변하고 있기에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게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미래의 컴퓨터는 디지털이 아닐 겁니다. 소프트웨어 코드 자체를 모르고도 소프트웨어를 만들수 있는 방법도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오늘 좋은 직업이라고 일컫어지는 많은 직업들이 자동화되거나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 자녀에 대한 미래 대비의 방법들도 바뀌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과목들은 대부분 정적입니다. 2 더하기 2는 항상 4입니다. 우리는 세계는 특정한 팩트, 즉 사실을 기반한다고 배웠습니다. 그걸 얼마나 외우고 있는지에 대하여 시험을 보고 평가를 받았죠. 그러나 팩트라는 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지식이 쌓여갈수록 진실이자 정의라고 일컫던 것들이 변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지구는 평평하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시기가 있었으나 과학의 발달로 결국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죠.

가까운 예로는 제가 중학교 시절에 컴퓨터 학원이라는 곳이 처음 생겼는데, 그곳에 가면 BASIC이라는 코드를 배우고 코볼이라는 코드도 배우곤 했습니다. BASIC을 모르면 컴퓨터를 한다고 할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파이손(Python)이 가장 유명한 코딩 언어이지만, 이것 역시 10년 뒤에는 변할 겁니다. 컴퓨터 역시 디지털의 기본인 1과 0으로 만들어졌던 것과 비교하여 퀀텀 법칙과 뇌과학에서 파생된 방법, 반도체가 아니라 DNA칩에 정보를 저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지금의 자녀들에게 미래에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전문가도 모르는 미래의 일이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현재에 대하여 배우기보다는 미래의 것에 대하여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퀀텀 기술, 유전학, 특정 언어가 아닌 코딩 로직 같은 것들이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거기에 적응하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 능력이 있어야 새로운 다음세대의 기술들에 적응하고 학습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감능력이 무척이나 중요해질 것이 확실합니다. 기계와 컴퓨터가 수많은 직원을 대체할 것이고, 심지어 법률 검토와 의학 분석 분야에도 AI가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기계가 거의 할 수 없는 분야가 있습니다. 컴퓨터는 자녀의 학예회를 대신하거나, 사랑의 감동을 느끼거나, 운동 경기를 보고 환호하거나, 자신이 낳은 아이를 보고 감동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에 대하여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공감이라는 것이 없는 기계로써는 사람이 감탄하고 즐거워할 디자인을 창조할 수 없는 것이죠. 생산과 분석 프로세스는 자동화될 것이지만 디자인은 그럴 수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넷 분야만 봐도 알 수 있죠. 인터넷 초창기에는 HTML문법을 완전히 알기 전에는 웹페이지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 무척 기술적인 분야였지요. 지금은 어떤가요? WIX를 비롯해 수많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로 중학생도 간단하게 조합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HTML을 알아야 하는 기술적인 능력에서 더 멋진 UX를 그려낼 수 있는 디자인 능력으로 중요 가치가 넘어간 것이죠.

AI(인공지능)와 VR(가상현실)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의 기술과의 접촉은 더욱 긴밀해질겁니다. 지금은 지능형 스피커에서 소통을 하기 위해 대화분석 기술이 들어가 음성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사람이 생겼죠. 가상현실이 본격화되면 일반 2D 영상보다 훨씬 많은 디자인이 필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팀워크 능력이 탁월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혼자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험도 마찬가지죠.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 옆 친구의 시험지를 보면 반칙이죠?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20년대의 대부분의 과학 저널에 실리는 논문의 저자는 1명이었습니다. 그런데 1950년대에는 2명의 공동저자가 일반화되었죠. 지금은 당시보다 공동 저자의 수가 4배나 늘었고, 같은 분야가 아니라 광범위한 타 분야의 저술자와 공동으로 저술하고 타 대륙, 타 국가의 사람과 협력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가치가 높은 일은 팀 단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홀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가치가 높은 일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컴퓨터의 발달은 이런 것을 가속화 할겁니다. 미래의 직업에서는 팩트를 아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여 기계가 해야 할 업무를 설계하는 것이 주요한 일이 될 것이고, 당연히 얼마큼 잘 협력하여 의사소통하고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자녀가 학교에서 몇점을 맞는지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어떻게 노는지, 어떻게 갈등을 해소하는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응원하고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인지 능력보다 소셜 스킬과 공감 능력이 그만큼 더욱 중요해졌고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어떻게 잘하는가가 중요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수업은 쉬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죠. 

Photo by  Robert Collins  on  Unsplash



그럼 결론적으로 정리해보면,
1.  새로운 것을 배우고 거기에 적응하는 능력
2.  공감 능력
3.  디자인 능력
4.  팀워크


이렇게 4가지 능력을 우리 자녀들이 배울 수 있도록 늘 신경 쓰고 배려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긴 글을 쓰게 되었네요. 학부모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