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사소한 일로 화내지 않는 방법

지난 주말에 낮잠을 잘 자고 있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아이들이 소란스럽더니 서로 다투기 시작한 것이죠. 저희 집 큰아들은 동생을 때리면 더 혼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로 말로 동생을 놀리는 편입니다. 둘째 아들은 형에게 대항하기 위해 주로 소리치는 방법을 택하는 편이죠. 

하여튼, 소중한 제 낮잠이 심각하게 방해되었습니다. 그래서 반쯤 눈을 뜨고 애들에게 소리쳤죠. 조용히 하라고. 다시 이렇게 시끄럽게 하면 완전 화낼 거라고. 그리고 다시 자려고 하는데, 분명히 옆에서 아내가 제 말을 다시 더 시끄럽게 하면 아빠가 혼낼 거야라고 전달했음에도 소란이 이어지더군요. 그때 저는 엄청난 분노를 했습니다. 소리치는 아이에게 달려가서 몸을 잡고 흔들며 내가 조용히 하라고 했어 안 했어!라고 위협을 한 겁니다. 

잠은 다 깼습니다. 그럴 생각 까지는 없었는데 이렇게 분노하다니. 아마도 아빠의 말을 무시하는 듯하다고 저의 마음이 받아들인 모양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 제 아버지는 식탁에서 물을 엎는 다든가 하는 사소한 실수에 무섭게 혼을 내곤 해서 무척이나 싫고 무서웠는데 이제는 제가 그대로 제 아이들에게 대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했습니다.

우리의 말은 좋은쪽와 나쁜 쪽 모두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 소리치는 행위는 그 사람을 상처 주는 행위이고 칭찬하는 행위는 그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행위이겠지요. 그때의 아들이 울먹이는 모습이 현재 상태가 어떤지 즉각적으로 알려줬습니다. 시간을 뒤돌리고 싶었지만 물론 그건 가능한 일이 아니죠. 하지만 교훈을 얻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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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입장에서 감정을 검토하기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는 기겁을 했었죠. 시간이 지나 너무 피곤한데 쉼을 방해한 것 때문에 그랬다는 변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변명으로는 그 무엇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기억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의 제 아버지로부터 받은 느낌과 또 다를 수 있는 제 아이가 받은 느낌. 내가 만약 나보다 2배는 더 덩치가 큰 사람으로부터 위협적인 밀침을 당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세상을 씹어먹을 것 같은 표정의 사람이 위협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가슴 아픈 일이지만, 상처를 치료하고 다시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해볼 일입니다.

일단 멈춤 하기

화가 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그 즉시, 숫자를 세기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크게 숨쉬기를 몇번 하고, 이 분노의 감정이 내가 생각하는 것인지 또는 멍멍이의 조건반사적인 그 무엇이라 굳이 성숙한 사람이라면 따르지 않아도 되는 감정인지 재검토하는 것이죠. 이런 방법이 좋아 보이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효과를 그다지 모시 못했습니다. 그래도 화가 난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그에 대한 대응이 화풀이 밖에 없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들기는 하더군요.

벌금 규칙 만들기

저는 트리플 A형입니다. 물론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아내가 붙여준 별명이죠. 흠흠.... 돈의 지출에 대해서도 가급적 보수적으로 생활하는 편입니다. 월급이 나올때는 당연히 월급을 아내에게 바치고 저는 용돈을 얻어 살았죠. 이제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용돈은 거의 절반이 삭감되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아이들과 약속을 합니다. 만약 유사하게 아빠가 화를 내는 상황이 벌어지면 내 용돈에서 벌금 5천 원을 내겠다고요. 대신 아이들도 첫째는 놀리는 말투에 벌금 1천 원, 둘째는 소리치는 말투에 벌금 1천 원을, 엄마는 욕이 들어간 말에 벌금 5천 원을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모인 돈으로 가족 외식을 가기로 했죠. 벌금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방지대책입니다. 그만큼 효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효과가 적으면 벌금을 올려버리면 더욱 확실하겠지요.

우리의 행복은 매일매일의 삶에서 얼마나 주변사람들과 품질이 높은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가에 크게 달려있다고 읽었습니다. 만약 대화가 화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이끌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즉시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이 있는 것이죠. 이게 화낼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내가 말다툼에서 이기면 진짜 의미 있는 승리가 되는가? 이런 대화가 내가 진심 어린 감정을 가져야 할 가족/친구 사이에 유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인가?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통해 우리의 화를 불러옵니다. 폭발하는 분노를 불러올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화를 조절하는 것은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첩경인것 같습니다. 사실 몇 년 전에는 아들이 물을 쏟으면 소리치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물을 쏟고 눈치 보는 아들에게 아무 소리 안 합니다. 큰 발전이죠. 하지만 아직 농담으로 받아주는 수준까지는 아닌데 더 노력해야겠어요. 식탁에 물 준다고 나무가 자라는 건 아니야....라는 썰렁한 농담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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